
간만에 독서 쿨타임 차서ㅋㅋㅋㅋ예스 24에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보다가
한창 내려가서 발견한 책.
아무런 배경지식없이 그냥 베스트셀러이고, 소설이여서 샀다.
외국저자인지 국내저자인지, 두께나 내용 하나도 모른채로ㅎㅎㅎ
책이 왔는데 생각보다 얇다?ㅎㅎ한편으론 아쉬우면서 한편으론 다행(?)이라는 생각ㅋㅋ
하지만 얇다고 방심하지는 말자. 똥글이면 아무리 얇아도 진도가 안나거더라.
그렇게 책을 집어 들고 읽었는데, 이틀만에, 시간으로 따지면 거의 3~4시간 만에 다 읽은 것 같다.
이 소설은 아일랜드의 여성작가가 2021년인에 쓴 책이다. 시대적 배경은 1985년의 크리스마스이다.
책의 주인공은 40대 초반 중년 남성인데, 여성 작가가 남성의 심리를 어떻게 그렇게 잘 묘사해냈는지 신기하다. 사실 남성성이 강하게 드러난 작품은 아니라서 남자에 대한 엄청난 이해가 필요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여성 작가가 남성의 시각으로 당시 사회를 바라보는 모습을 잘 풀어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공지영의 한국 소설 "도가니"의 순한 맛이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책 후반부로 가면서, 또 읽고 나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다.
사회고발적인 소재인것은 동일하지만, 도가니가 말하자고 했던 게 불의와 맞서 "싸우는" 선이라면
이토록 사소한 것들은 불의 앞에 고민하는 한 남자의 심리 묘사에 집중한다.
또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이다 결말로 끝나는게 아니라
불의 앞 고민 속에 아주 작은 "선택"을 "시작"하는 것으로 마무리 된다.
이 소설이 말하고 싶은 것은 그래서 그 사건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다가 아니라
그 사건을 마주한 남성의 심리의 흐름, 그 흐름이 흐르고 흘러 어떤 작은 행동으로 이어져 갔는지를 보여준다.
주인공이 불의 앞에서 고민을 하게 만든 것들은, 그가 불우한 어린 시절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받았던 사소하고 작은 배려와 사랑, 가르침들, 즉 "이처럼 사소한 것"들이 그를 고민하게 만들었고
그 고민의 끝에 그가 선택한 것도 대단한 사회적 결정이 아니라 한 사람을 구원하는, "이처럼 사소한 행동"이었다.
그 뒤의 이야기는 역사적 사실로 남아 있기에, 소설은 딱 거기서 끝난다.
워낙 유튜브에 찌들어 살던 머리라 그런지, 오랫만에 활자, 그것도 소설을 읽으니 머리가 정화되는 느낌이었다.
나에게도 아직 갬성이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책.
나 같은 T도 소설을 읽을 수 있구나라고 자신감을 준 고마운 책.
이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서는 큰 스케일, 거시적인 관점, 큰 결단도 필요하겠지만
그 거대 담론들이 다 메꿀 수 없는 빈틈 (한 아이, 한 사람, 한 개인)은 "이처럼 사소한 행동" 으로 채워질지도 모른다는 것.
여튼 간만에 좋은 책을 읽었다.
영화로도 만들어 졌다는데, 딱히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ㅋㅋㅋ책이 충분히 좋았어서.
덧)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봤는데
완전히 다른 소재이고 스케일도 다르지만, 하고자하는 말에서 비스무리한 공통점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중에 더 자세히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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