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축구
사실 내가 축구를 엄청 좋아하거나 잘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점심시간에 반친구들과 축구는 빠지지 않고 했다.
정식 축구 골대도 아니고, 핸드볼 골대 두개 사이에 두고, 한 경기장에서 3~4개의 게임이 이루어졌다.
정말 지금으로썬 상상하기가 힘들지만ㅎㅎ여튼 그땐 그랬다.
내 주요 포지션은 수비수였다. 나는 볼 키핑이나 드리볼을 잘 못했기 때문.
수비수로써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롱킥을 잘하지 못했다.
대학생때까지 롱킥을 잘 하지 못해서 아주 깊은 고민이었었다ㅋㅋㅋ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넓은 운동장에서 공 한번 멀리 차보고 싶다.
2. 다이어리
고3때 다이어리를 아주 열심히 썼다. 아직도 기억난다.
총력테스트 라는 학습지에서 사은품으로 준ㅋㅋㅋ빨간색 표지의 다이어리였다.
다이어리는 다른게 아니라, 내 wish list를 적는 용도로 사용되었다.
무슨 말이냐 하면, 공부를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쉬고 싶을때
다이어리에 "수능 끝나면 할 것" "대학 가면 할 것" 이런 것들을 잔뜩 적으며 스트레스를 풀었던 기억이 난다.
몇가지가 기억난다. pc방에서 밤 새기, 동아리 4~5개 들어가기 (댄스, 영어, 여행 등등), 배낭여행 가기....
3. 레인보우 식스
고등학교 시절 학교 외 활동은 1. 교회 2. pc방 이었다.
내가 고1때 처음으로 경주에 pc방에 생겼는데, 그때는 뭐 스타크래프트 점유율이 100%였다.
얼마나 신드롬이었는지, 피씨방에가서 누가 게임하고 있으면 그 뒤에 모르는 사람들이 우르르 와서 게임하는 걸 구경하고 그랬었다. (게임하는 사람 엄청 부담스러웠을듯)
나는 지금도 그렇지만 스타크래프트처럼 머리가 빨리 빨리 돌아가고 손도 빨라야 되는 게임을 잘 못한다.
그래서 롤도 못한다. 무슨 테크가 그렇게 많고, 그러면서 손은 또 빨라야 되고...ㅋㅋ
대신 FPS 라고 하는, 1인칭 총싸움 게임은 좋아했다.
그 전에도 둠 시리즈 같은 FPS 게임이 있었지만
온라인으로 멀티플레이가 가능한 FPS 중 가장 먼저 히트친 작품이 레인보우 식스이다.
나는 그 게임을 진짜 열심히 했다.
초고수는 아니지만, 중수 이상은 된다고 자부했다.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유저는 훨씬 적었지만, 그만큼 매니아틱하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친구들과 클랜도 만들어서 단체전도 하고
아마 지역 피씨방에서 주최하는 허접한 대회에도 한번 나갔던 걸로 기억한다ㅋㅋㅋㅋ
프로게이머들 따라하겠다고, 우리가 쓰는 마우스랑 키보드 챙겨갔다가 안된다고 뺀찌 먹었던 기억도 난다ㅋㅋㅋ
닉네임도 아직 기억난다. HK_Kenshin......ㅋㅋㅋㅋㅋ오글거림ㅋㅋㅋㅋ
4. 러닝 열풍의 시초, 조깅클럽
고3이 되면서 거의 밤 11시까지 가깝게 야자를 했다.
야자 시간표가 살인적이었는데, 총 3타임으로 나뉘어서
1시간 30분 자습, 20분 휴식인가... 뭐 여튼 그랬다.
휴식시간이 길다보니, 나가서 운동을 하기도 했는데
체대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에게 철봉에서 코칭 (사실 잔소리)을 받았던 기억도 나고
조깅클럽을 결성해서 20분 꽉 차게 학교 주변을 뛰고 들어온 기억도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착한 학생이었다ㅋㅋㅋㅋㅋ러닝으로 스트레스를 풀다니.
5. 4월이야기
고2때인지 고3때인지, 야자를 한번 째고 영화를 보러 간적이 있다.
당시 우리나라에 일본 문화가 개방되면서 일본 영화들이 본격적으로 개봉하기 시작했는데
가장 크게 히트친 작품이 러브레터였다. 오갱끼데스까~~~로 유명한 그 작품.
그 영화를 만든 감독의 차기작 4월 이야기를 극장에서 혼자 본 기억이 난다.
영화는 진짜 핵노잼이었다. 거의 독립영화 수준.
그런데 그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너무 예뻐서
한동안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스토리도, 고등학교 시절 짝사랑하던 오빠를 따라 무사시노 대학이라는 곳으로 진학하는 이야기인데
당시 짝사랑을 심하게 앓고 있던 내 감정과 겹치며 나름 인상깊게 봤던 기억이 난다.
주연이었던 마츠 다카코는 검색해보니 49살이네ㄷㄷㄷ아직도 현역배우로 활동중이시라고 함.
6. 장미반점
학교에 급식 시스템이 갖춰진건 고3때였던 걸로 기억한다.
고1때부터 야자를 했기 때문에, 급식 시스템이 생기기전에는 한끼는 도시락, 한끼는 외부 식당으로 나가 먹었는데
거의 매일 간 곳이 장미반점이라는 짜장면 집이다.
가면 늘 짜장면을 통일하여, 짜장위에 올려진 계란 후라이와 함께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로드뷰를 찾아보니 2009년이 가장 옛날 사진인데, 그때도 이미 사진에 없다. 2009년이면 그래도 졸업한지 10년이 안되었는데...ㅎㅎ 대림반점이라는 곳은 있는데 거기랑 헷갈리는 건지도 모르겠다.
7. 특반
당시 대부분 학교에 있었던 특수반 제도가 우리학교에도 있었다. 줄여서 특반이라고 불렀다.
내 기억엔 매월 모의고사를 쳐서, 전교 50등인가 20등 안에 들어가면 특반으로 가서 별도로 공부를 했는데
생각해보면 웃긴게 특반이라고 뭐 별도의 수업이나 이런게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자습 장소만 특반으로 옮겨서 했다ㅋㅋㅋ
아이들에게 그저 어떤 목표의식만 심겨주었지, 전혀 특별한 컨텐츠나 관리는 없었다.
8. 다양한 캐릭터의 선생님들
가장 공포의 대상이었던 미친개로 불린 미술 이동호, 딸맨 한국지리 전상균, 황구라 교련 황영철 (사실 본명은 기억이 나지 않고 황구라라는 별명만 명확하게 기억난다.) 등 다양한 캐릭터의 교사들이 많았다.
그 중에서 나는 영어 김석조 선생님을 가장 좋아하였는데, 우선 영어를 진짜 잘하였다.
수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영어로 진행했는데, 실력을 떠나 그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쓰는 만큼 갈수록 영어실력이 늘어나시는 것도 느껴졌다.
쉬는 시간에 보드를 타고, 맨발로 무술 연습을 하며, 출퇴근을 오토바이로 하시는ㅋㅋㅋ매력적인 캐릭터였다.
글은 상당히 긴데, 내 이야기가 별로 없다. 그만큼 고등학교 시절은 단조로웠다.
하지만 교회 활동은 역동적이었고,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에서는 훨씬 더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그래도 고등학교까지가 어떻게 보면 공식적인 미성년자로, "어린 시절"이라고 부를 수 있는 마지막 챕터인 것 같다.
가끔은 고등학교 시절이 그립다. 그 생활이 아니라, 그 나이, 그 시절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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