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낳고 나서 참으로 당황스러웠던 것은
"시간"이라는 것이 그동안은 온전히 나의 것이었는데
이제는 아이들을 위해 내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시간 뿐만 아니라 공간의 제약도 생긴다.
한마디로 퇴근하면 집으로 와서 애들 봐야 된다는 뜻.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생기다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도 제약이 생긴다.
저녁에 누군가를 만난다거나, 주말에 취미생활을 한다거나,
어디 여행을 간다거나, 이런 모든 것들이 제약된다.
이런 급격한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사실 지금도 잘 받아들이기 힘들다.
사춘기 청소년이 반항하듯, 일부러 저녁 약속을 잡고, 스케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ㅎㅎㅎ
하지만 이제 그럴 친구도 잘 없다.
그 친구들도 나처럼, 각자의 제약이 있고 바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지방으로 취업을 했고, 누군가는 야근이 있고, 누군가는 해외로 갔고...
이런 저런 상황 때문에, 갈수록 내 주변엔 아이와 가족 외에 다른 사람들의 자리가 줄어드는 느낌이다.
물론 아이와 가족이 중요하다.
하지만 친구와 관계도 중요하다.
내가 요즘 무리해서라도 교회를 나가고, 안잡아도 되는 약속을 잡고, 행사에 참석하려고 몸부림 치는 이유다.
그렇게 몸부림을 쳐도, 교회 못 나갈때도 많고, 약속도 쉽게 안 잡히고, 행사도 스킵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오프라인으로 못 만나니 카톡으로라도 연락하고, 단톡방에 글이라도 남기고 하려고 노력한다.
한때는 관계가 너무 과도하게 많아 정리를 해야 겠다고 생각했던 시기도 있었는데
이제는 친구 한 명, 연락 한 번이 너무 귀하다.
이런 현실이 서글프다.
아내에게 선포를 했다. 나도 약속 잡고 저녁 먹고 들어오는 날을 만들겠다고.
아내에게도 그러라고 했다. 약속도 잡고 저녁도 먹고 들어오라고.
이제 애들도 좀 컸으니, 매일 매일 그럴수는 없더라도
가끔은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친구 만나고, 맛있는 거 먹고 좀 그렇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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