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학교 졸업을 앞두고, 아이들 최대의 관심사는 중학교 배정이었다.
남자들은 경주중, 신라중, 월성중, 문화중, 계림중 중에 배치가 될 것이다.
당시 우리는 중학교를 줄임말로 많이 불렀다. 경주중은 경중, 신라중은 신중, 문화중은 문중, 계림중은 계중.
그런데 월성중만큼은 월중이라고 불리기 보단, "딸중"으로 불렸다. 발음상으로는 된소리 법칙에 따라 "딸쭝".
월성중의 월이 달 월자라서 그런것인데, 뭔가 비하하는 듯한? 느낌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월중, 아니 "딸중"은 이미지가 안 좋았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님 통학거리 때문이었다.
다른 중학교는 소위 말하는 경주 시내에 인접해있는데, 유일하게 월성중학교만 외곽지 (충효동)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학교들은 운좋으면 도보, 멀어도 자전거로 통학이 가능했다.
하지만 월성중학교는 버스를 타지 않으면 갈수 없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바로 내가, 그 딸중에 배정을 받았다.
내 기억 속에는, 무슨 통지표 받듯이 종이에 내 이름과 중학교가 적혀 있었는데
월성중학교라는 이름을 보고 한동안 받아들이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딸중이라니.... 내가 딸중이라니!!!!
우리 집에서 딸중을 가기 위해선, 스쿨버스를 타야했다.
나도 3년 내내 스쿨버스를 타고 통학을 했는데, 스쿨버스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사람들이 말하는 출퇴근길 서울 9호선 지옥철을 생각하면 된다. 버스에 정말 꽉꽉 끼어 탔다.
거기에 플러스 선배들의 욕설과 꼬장, 때로는 물리력 행사가 있었고, 기사 아저씨와 선생님들은 그 현실을 방치하였다. 그런게 당연하던 시절이었으니까.
너무 심하게 꽉 끼어 타다보니 어떤 문화가 있었냐하면,
하교길 스쿨버스를 탈때 서있는 사람의 백팩을 자리에 앉은 사람이 들어준다. 보통 친구 가방을 들어주지만, 때로는 누군지 모르는 사람 것도 들어준다.
그러다가 정류장이 되어 사람이 내려야 되면, 사람은 몸만 내리고 창문 밖으로 그 사람의 가방을 던져줘서 받고 하교했다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그땐 하루하루가 너무 스트레스였다. 어머니께 한번 여쭤보고 싶다. 그때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ㅋㅋㅋㅋㅋ
중 2쯤 되었을땐, 나름 학교에 적응하고 컸다고 생각했는지
학교에서 집까지 친구들과 함께 걸어서 하교 한적도 가끔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생각하면 위험 천만한 일인데
친구들과 히치하이킹도 했다.............ㅋㅋㅋㅋㅋㅋ
미쳤지 진짜ㅋㅋㅋㅋ중학생 애들이 히치하이킹이라니.
히치하이킹을 해서 차가 세워주면 타는 거고, 안세워주면 집까지 걸어가는 것인데
내 기억 속에 한 2~3번은 성공했다!!! 미친ㅋㅋㅋㅋ
한번은 확실히 기억나는게, 히치하이킹을 했는데
세워준 차의 운전자가 우리 중학교 체육선생님이었다ㅋㅋㅋㅋ류돌삐라고 불렸던 체육쌤. (검색해보니 14년 전 기사가 나온다. 그때 54세였다고 하니 지금은 퇴직하셨을듯)
지금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해봐도 학교에서 집까지 4키로가 넘는, 도보 1시간 거리인데
그땐 가끔 그렇게 걸어다니기도 했다.
걸어다니다가 깡패한테 걸릴까봐 쫄았던 기억도 나고
하교길은 아니었지만 실제로 친구랑 깡패한테 걸려서 진짜 진지하게 두들겨 맞았던 기억도 난다.
맞고 들어온 날 부모님이 내 얼굴을 보고 이게 무슨 일이고! 하면서 바로 알아보셨을 정도니까.
중학교 이야기는 별로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쓰다보니 자꾸 생각난다.
욕설 문화, 야자, 입시, 성적 호기심 등등
주로 안좋은 기억들이 많고, 그때를 생각하면 10대 소년인 나에게 보호장치가 너무 없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의 스쿨버스를 2026년 오늘 관점에서 본다면 아마 사회고발 프로그램에 나오고도 남을 거다.
물론 그렇게 험한 환경에서도 잘(?) 커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만...ㅎㅎ
아무래도 중학교 이야기는 한번 더 써야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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