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독서를 두 트랙으로 하고 있다.
한 권은 두꺼운 전문 서적, 한 권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나 소설.
전문서적 트랙으로 최근 완독한 책이 바로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이다.
지난 번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를 다 읽고 독서를 시작했으니, 약 2개월 정도 걸려 읽은 듯.
두꺼운 책일 수록 천천히, 그리고 대충(?) 읽어야 하는 것 같다ㅋㅋㅋ너무 세세히 읽고 다 파악하려고 하면 아마 스트레스 받아서 못 읽을 듯.
나는 학부 시절 경제학을 전공했는데, 이 책은 경제학과라면 참을 수 없는(?) 마성의 제목을 가진 책이다. 그리고 표지에 익살스럽게 묘사된, 누구인지 모를 경제학자의 그림도 시선을 사로 잡는다.
그리고 제목과 그림만큼이나, 저자는 두꺼운 책 중간 중간 유머와 익살스러운 표현으로 경제학 사조를 쉽게 스토리텔링해준다.
완전 경제학사(史)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 경제이론 책도 아니다. 애덤스미스를 경제학의 시작점으로 보고 그 이후 주요 메이저 경제학자들을 챕터별로 소개하며, 각 경제학자들의 개인사, 당시 사회 상황(컨텍스트), 그 배경에서 탄생한 경제 이론을 간단히 소개한다. 그리고 그들의 성과와 실패에 대해서 말한다.
책 초반부에서 중반부까지 소개되는 애덤 스미스, 리카도, 마르크스, 엘프리드 마셜, 케인스, 밀턴 프리드먼 정도 까지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호불호를 떠나 누구나 인정할 메이저 경제학자이다. 저자는 그들의 이야기, 그들의 주요이론에 대해서 아주 쉽게 알려 준다. 예를 들면, 애덤 스미스! 하면 "보이지 않는 손" "자유무역" "절대우위", 엘프리드 마셜! 하면 "한계효용" "탄력성" 이런 식으로 각 경제학자들의 주요 이론에 대한 키워드가 머리속에 딱 남는다.
중간에 언급되는 맬서스나 마르크스는 메이저 경제학 사조라고 볼 수 있나 싶긴 하지만, 영향력 자체는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존 스튜어트 밀도 한 꼭지 다루는데, 나는 밀을 철학자로 인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학자로써 바라보는 것 자체가 새로웠다. (사실 읽다보면 이 사람을 "경제학자" 라는 카테고리로 보는게 맞나 싶긴 하지만ㅎ)
그 외 언급되는 제도학파, 공공선택학파, 합리적 기대이론, 행동경제학 등은 일종의 비주류 경제학이긴 한데, 저자가 관심이 있어서 그런건지 한꼭지 씩 다루었다.
01학번 경제학과로 입학한 나는 한편으로는 경제학 덕분에 졸업을 할 수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경제학 때문에 대학시절 너무 고생을 했다. 고생을 한 이유는 경제학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미적분을 하며 경제학 이론을 설명했던 수많은 교수님들 수업에서는, 정신없이 미적분 풀이를 따라가다가 수업이 끝나면 "내가 이걸 왜 한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편으로 경제학 덕분에 졸업을 할수 있었다는 것은, 그나마 경제학은 책을 붙들고 공부해서 시험만 치면 되는 학과였기 때문이다. MBTI 극 I 인 내가 만약 경영학과 같은 팀플이 많은 학과를 다녔다면 아마 부적응으로 졸업을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고생끝에 겨우겨우 졸업한 내가 처음으로 "아, 이런게 경제학이구나" 라고 살짝 깨달았던 책이 2010년대에 읽었던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였고, 수업에서 들었던 수많은 경제학자들의 이름을 연대기별로 겨우 정리할 수 있었던 책이 바로 이 책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였다.
각 경제학자별로 매력들이 넘치고, 저자의 깨알 개그가 많아 밑줄도 많이 치고 메모도 많이 하며 읽었다. 경제학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ps : 이 책을 읽으며 경제학사를 좀 더 심플하게 정리하고 싶어서 찾아본 유튜브가 있었다. 링크를 남긴다. 무려 한국은행 공식 계정에서 올린 영상임ㅋ
https://youtu.be/I1J6HQTIm4g?si=TGG0_MXZ9eMFCm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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